처음에는 단순히 미간에 잡히는 내천(川)자가 보기 싫어서 시작했던 건데, 그게 벌써 몇 년 전 이야기다. 사실 미간 보톡스만 딱 맞고 나올 생각이었는데, 선릉 근처에 있는 피부과에 갔더니 실장님이 이것저것 권하는 분위기에 휩쓸려서 얼떨결에 코에 필러를 조금 넣게 되었다. 미쥬코인지 뭔지 하는 시술도 들어보긴 했는데, 왠지 실을 넣는 건 좀 무서워서 그냥 간단하게 국산 필러로 코끝을 살짝 올리는 걸로 타협했다. 가격대는 20만 원대 중반 정도였나, 생각보다 비싸지는 않았는데 문제는 그다음부터였다.
거울을 보는 횟수가 예전보다 잦아졌다
시술 직후에는 코가 오뚝해 보여서 좋았다. 그런데 이상하게 시간이 지나니까 인중 쪽이나 입꼬리 근처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거울을 들여다보는 습관이 생기면서 전에는 안 보이던 팔자주름이나 미세한 잔주름이 자꾸 거슬리는 거다. 결국 입꼬리 보톡스까지 추가로 맞게 됐는데, 이게 웃을 때 느낌이 좀 묘하다. 웃으려고 근육을 쓰는데 뭔가 덜컹거리는 기분? 분명 의사는 자연스럽다고 했지만, 내 스스로는 내 얼굴이 조금씩 어색해지고 있다는 걸 알겠는데 멈추기가 쉽지 않다.
쁘띠시술은 생각보다 자주 가야 한다
일단 가장 귀찮은 건 유지 기간이다. 필러는 1년 정도 간다고들 하지만, 내 경우엔 6개월 정도 지나면 벌써 꺼지는 느낌이 들어서 다시 예약하게 된다. 그리고 보톡스는 왜 이렇게 빨리 풀리는지 모르겠다. 미간 보톡스는 3~4개월마다 꼬박꼬박 챙겨야 하는데, 바쁠 때는 시간을 내서 선릉까지 나가는 것도 일이다. 퇴근하고 오후 7시 넘어서 예약하려니 이미 꽉 차 있어서 며칠 뒤로 미루기도 하고, 막상 가면 대기 시간만 30분 넘게 기다리는 날이 많다. 그냥 집 앞 작은 곳을 갈까 싶다가도, 한 번 했던 곳이 편해서 계속 다니게 되는 것 같다.
피부과 시술, 멈춰야 할 때를 모르는 게 문제일까
요즘은 레이저 제모도 같이 받고 있다. 피부과에 간 김에 그냥 다 해결하고 오자는 마음인데, 그러다 보니 한 달에 한 번은 무조건 피부과에 출석 도장을 찍는 것 같다. 이게 관리를 하는 건지, 아니면 내 얼굴을 공사하는 건지 가끔 혼란스럽다. 친구들은 피부 좋아졌다고 칭찬하는데, 사실은 다 돈이랑 시간 들이부은 결과라는 걸 말하기도 애매하다. 주말 오후에 피부과 침대에 누워 있으면 내가 왜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으면서도, 거울 속의 미간 주름이 다시 슬쩍 올라오는 걸 보면 ‘다음번에는 좀 더 유지력 좋은 걸로 해볼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계속 반복되는 루틴 속에 남는 고민
결국 시술이라는 게 완성이 없는 거 같다. 무언가를 채우면 다른 곳이 비어 보이고, 비어 보이는 걸 채우면 또 어색한 느낌이 들어서 레이저를 쏘게 된다. 예전에 그냥 평범한 내 얼굴로 돌아가면 오히려 더 편할까 싶다가도, 막상 시술 안 한 채로 지내라고 하면 또 불안할 것 같다. 오늘도 예약 문자를 보면서 캘린더를 넘겨본다. 3개월 뒤면 또 미간 보톡스 맞으러 가야겠지. 이게 정말 필요한 건지, 아니면 내가 그냥 피부과 상술에 길들여진 건지, 사실 잘 모르겠다. 그저 조금이라도 더 오래 유지되길 바랄 뿐이다.

저도 처음엔 눈가 번짐 때문에 시작했는데, 하다 보니 다른 부위도 신경 쓰이네요. 시간과 비용 대비 효과가 계속 고민될 것 같아요.
필러 넣고 나서 코 모양이 조금씩 변하는 게 신경 쓰이네. 특히 6개월 지나면 확실히 붓기 빠지면서 원래 모습으로 돌아가서 고민이 많아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