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러를 맞으려다 비개방 무보형물 수술을 결정하기까지의 과정
처음에는 그냥 콧대를 살짝 올리고 싶어서 오래가는코필러 종류를 엄청 찾아봤었다. 매번 병원에 가서 주기적으로 맞아야 하는 게 귀찮기도 하고, 시간이 지나면 필러가 옆으로 퍼져서 아바타 코처럼 뭉툭해진다는 후기를 보니까 덜컥 겁이 났다. 게다가 나는 원래 콧볼도 약간 넓적한 편이라 단순 필러보다는 콧망울축소수술이나 코연골묶기 같은 걸 같이 병행해야 확실히 개선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저것 커뮤니티와 앱을 돌며 알아보다 보니 결국 인공 보형물을 넣지 않는 무보형물코성형 쪽으로 마음이 기울었다. 실리콘 같은 걸 코에 넣었다가 몇 년 뒤에 갑자기 구축이 오거나 염증이 생겨서 실리콘을 빼네 마네 하는 재수술 사례들을 너무 많이 읽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콧기둥 부분을 째지 않는 비개방 방식으로, 내 몸에서 뗀 자가 연골만 사용해 코끝만 살짝 다듬기로 결정했다. 겉으로 흉터가 아예 안 남는다는 광고 문구에 꽂혀서 정작 수술 후에 겪을 자잘한 불편함들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강남역 이비인후과 연계 성형외과에서 견적을 내고 수술을 받던 날
인터넷에서 손품을 팔아 후기가 꽤 괜찮아 보이는 곳들을 추린 뒤, 강남역 10번 출구 바로 앞에 위치한 이비인후과 연계 성형외과로 상담 예약을 잡았다. 평일 조용한 오후 시간대에 갔음에도 불구하고 대기실에 사람이 꽉 차 있어서 1시간 반이 지나서야 원장실에 들어갈 수 있었다. 내 코 뼈 상태를 3D CT로 찍어보더니, 코비중격수술을 같이 하면서 거기서 나오는 비중격연골로 코끝을 지지해 주는 게 모양이 이쁘게 나온다고 했다. 원래 알아보고 갔던 복코수술비용보다 기능적인 비염 치료 목적의 금액까지 추가되니 견적이 380만 원 선으로 훌쩍 뛰었다. 생각했던 예산을 초과해서 고민이 되었지만, 내 연골을 써서 자연스럽게 모양을 잡는다는 말에 끌려 결국 당일 예약을 하고 수술 날짜를 잡았다. 수술 당일에는 마취약이 들어갈 때 코끝이 찌릿하게 아팠던 기억을 마지막으로, 한 2시간 정도 자고 일어나니 모든 과정이 끝나 있었다.
실리콘을 쓰지 않고 비중격연골과 귀연골만으로 코끝을 묶은 결과
수술실에서 나와 회복실 거울을 가장 먼저 봤을 때 든 생각은 ‘비개방인데도 생각보다 코가 엄청 뚱뚱해졌네’였다. 겉으로 째지 않아서 흉터는 전혀 없었지만, 코 안쪽 점막을 째서 수술을 해놓으니 코 내부가 심하게 부어올라 코로 숨을 쉬는 게 완전히 불가능했다. 원장님은 수술이 아주 잘 끝났다고 하시면서, 콧대에는 실리콘을 전혀 쓰지 않고 귀 뒤쪽에서 채취한 귀연골과 안쪽의 비중격연골을 조각내어 코끝을 모아 묶어주었다고 설명하셨다. 하지만 모양을 떠나서 콧구멍 안에 솜을 가득 채워 넣은 듯한 먹먹함 때문에 미칠 것 같았다. 답답한 마음에 임시방편으로 쓸 수 있는 코막힘뚫는법 같은 걸 폰으로 밤새 검색해봤지만, 수술한 코 안쪽에 스프레이를 뿌리거나 건드리면 덧난다고 해서 꼼짝없이 입으로만 헐떡이며 며칠을 버텨야 했다. 입안이 바짝 말라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목이 찢어질 듯이 아팠다.
수술 후 일주일 차에 찾아온 코 안쪽의 욱신거림과 당기는 통증
실밥을 뽑기 전인 5일 차부터는 단순한 막힘을 넘어서 코끝이 아래위로 엄청나게 땡기기 시작했다. 안쪽에다 고춧가루를 한 움큼 뿌려놓은 것처럼 따갑고 찌릿찌릿한 느낌이 불쑥 찾아와서 일상생활을 방해했다. 심지어 거울을 보면 콧구멍 안쪽은 물론이고 코끝 전체가 빨갛게 부풀어 올라서 꼭 루돌프 사슴 코처럼 변해 있었다. 인터넷에 코수술 연골 통증을 검색해보니 다들 겪는 과정이라고는 하지만, 나 혼자만 부작용이 와서 염증이 생기는 건 아닐까 하는 불안감에 밤잠을 설쳤다. 세수를 할 때도 손끝만 살짝 닿아도 코 전체가 징 울리는 통증이 느껴져서 고양이 세수만 겨우 해야 했다. 긴코성형처럼 코 길이를 늘린 것도 아닌데 연골을 단단히 묶어둔 탓인지 코끝이 꽁꽁 묶인 채 당겨지는 묵직한 이물감은 생각보다 오래 지속되었다.
흉터는 없지만 여전히 코막힘과 붓기 속에서 고민하는 현재 상황
수술 후 열흘이 넘어가면서 드디어 솜도 다 빼고 실밥도 정리했지만 개운함은 잠시뿐이었다. 거울을 보면 콧볼이 전보다 슬림해지고 반버선코 느낌으로 끝이 살짝 올라간 형태가 보이긴 한다. 하지만 아직 안쪽의 흉살과 붓기가 다 안 빠져서 그런지 양쪽 코로 시원하게 공기가 통하지 않고 한쪽씩 번갈아가며 막히는 증상이 계속되고 있다. 비개방 수술이라 겉으로는 흉터가 전혀 남지 않아 주변 사람들은 내가 수술을 했는지 눈치채지 못한다는 점은 편하지만, 밥을 씹거나 양치질을 할 때 윗입술 쪽이 당겨지며 코 안이 뻑뻑해지는 느낌은 여전하다. 시간이 지나 살성이 부드러워지면 자연스러워진다고는 하지만, 이물감과 찌릿함이 언제 완벽히 사라질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무보형물이라 훨씬 맘 편할 줄 알았는데, 내 연골만 썼다고 해서 회복 기간의 힘듦까지 없어지는 건 아니라는 점을 뒤늦게 뼈저리게 실감하고 있다.

비개방 수술 후 코 안쪽 통증 때문에 계속 답답하네요. 연골 사용량과 회복 기간을 고려했을 때, 결과에 대한 기대감이 많이 바뀌었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