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 실장님과 마주 앉아 뱉은 첫 마디
처음 코 수술을 했던 게 5년 전이었나. 그때는 그냥 남들이 다 하는 거니까, 나도 좀 세련되어지고 싶다는 단순한 마음으로 강남의 한 병원을 찾아갔었다. 비용은 대략 500만 원 정도 썼던 것 같은데, 당시에는 만족스러웠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거울을 볼 때마다 왠지 모를 이물감이 신경 쓰이기 시작했다. 미간 사이가 좀 부자연스럽다고 해야 하나. 웃을 때 코 끝이 당기는 느낌도 묘하게 불편하고. 결국 참다못해 압구정 근처에 있는 재수술 전문이라는 곳을 몇 군데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상담 실장님이 건네는 차트를 보며 내 코 상태를 다시 설명하는데, 이게 참 민망하더라. 굳이 안 해도 될 일을 벌이는 건가 싶기도 하고.
보형물을 뺄지 말지에 대한 지루한 논쟁
원장님을 만나니 무보형물 이야기가 나왔다. 실리콘을 빼고 자가 늑연골이나 기증 늑연골을 쓰는 게 어떻겠냐는 식이었다. 처음 수술할 때는 보형물이 있어야 코가 오뚝해질 거라고 해서 믿고 진행했는데, 재수술은 오히려 빼는 쪽으로 방향이 잡히는 게 아이러니했다. 비용은 첫 수술보다 1.5배는 더 드는 것 같고, 수술 시간도 대여섯 시간은 잡아야 한다니 벌써부터 피로가 몰려왔다. 무턱대고 수술대에 눕기에는 회복 기간 동안 겪어야 할 그 붓기와 멍이 눈에 선해서 한참을 망설였다. 기증 늑연골을 썼을 때 혹시라도 생길 염증 같은 부작용이 걱정돼서 인터넷 카페를 뒤져보며 밤을 지새우기도 했다.
병원 대기실의 건조한 공기
상담 예약 시간에 맞춰 도착해도 대기 시간은 늘 30분 이상이었다. 병원마다 분위기가 참 다른데, 어디는 너무 상업적이라 상담 내내 무언가에 홀리는 기분이었고, 어디는 너무 사무적이라 내 고민이 그저 흔한 데이터 중 하나로 취급되는 느낌이었다. 한 곳에서는 콧볼 축소까지 같이 하면 좋을 것 같다고 했는데, 막상 계산기를 두드려보니 예산 범위를 훌쩍 넘겨버렸다. 상담비만 2만 원씩 내고 돌아오면서 ‘내가 도대체 무슨 짓을 하려는 거지’ 싶은 회의감이 밀려왔다. 얼굴 비대칭 이야기를 하면서 양악 수술까지 언급하는 곳도 있었는데, 그건 정말 아닌 것 같아서 서둘러 자리를 떴다.
결국 다시 원점으로 돌아온 기분
며칠 전에는 아예 그냥 다 빼버릴까 싶다가도, 막상 낮은 코로 돌아가면 내 인상이 어떻게 변할지 상상이 안 돼서 또 겁이 났다. 수술 전 8시간 금식해야 한다는 주의사항을 읽으니 갑자기 현실감이 확 들었다. 친구들은 ‘너 지금도 충분히 괜찮다’고 말하지만, 당사자 입장에서는 거울 속의 그 미묘한 비대칭이 계속 눈에 밟힌다. 지금 당장 수술 날짜를 잡으려고 하니 연차를 언제 써야 할지부터 막막하다. 금요일에 수술하고 월요일에 출근하면 사람들이 다 알아볼 텐데, 그냥 ‘축농증 수술했다’고 둘러댈까 하는 말도 안 되는 계획까지 세우고 있다. 확실히 재수술은 첫 수술보다 훨씬 신중하게 고민해야 하는 영역인 것 같다. 아직도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휴대폰 갤러리에 저장된 성형외과 리스트만 지웠다 다시 적었다 하고 있다.

무보형물 이야기가 나온 게 인상적이네요. 제가 이전 수술 후유증 때문에 비슷한 고민을 했던 경험이 있어서 더 공감했어요.
무보형물 이야기 들으면서 처음 수술할 때 그 생각 떠올랐네요. 지금은 좀 더 신중하게 선택해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