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쉬는 구멍이 꽉 막힌 느낌을 알까
한쪽 코가 막히는 게 아니라 양쪽이 번갈아가며, 혹은 동시에 꽉 막혀버리는 날들이 계속되니까 사람이 진짜 예민해지더라. 그냥 단순한 환절기 비염인 줄 알고 약국에서 파는 스프레이를 달고 살았는데, 이게 횟수가 늘어나니까 나중에는 뿌려도 별 효과가 없다는 느낌이 들었음. 자다가 중간에 깨서 콧물을 닦아내거나 입으로 숨을 몰아쉬느라 목이 다 말라서 아침마다 목이 찢어질 것 같은 기분, 다들 알지 않을까. 결국 버티다 못해 동네에서 좀 유명하다는 이비인후과를 찾아갔다. 사실 뭐 거창하게 수술을 결심한 건 아니었는데, 의사 선생님이 내 코 안을 내시경으로 보여주면서 ‘이 정도면 하비갑개가 너무 부어서 통로가 아예 없다’고 하시는데 왠지 모르게 설득력이 있었다. 사진으로 보니 내 코 안이 진짜 무슨 동굴처럼 꽉 막혀 있긴 하더라.
고주파 수술이라는 선택지
비염 수술 가격은 병원마다, 그리고 어떤 방식을 쓰느냐에 따라 꽤 차이가 나는 것 같다. 내가 간 곳은 고주파 비염 수술을 권했는데, 이게 하비갑개 절제술이랑은 좀 다르다고 했다. 칼을 대서 잘라내는 건 아니고, 고주파 에너지를 쏴서 점막을 수축시키는 방식이라 회복이 빠르다고 했다. 사실 겁이 좀 많아서 ‘수술’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식은땀이 나는데, 10분에서 15분 정도면 끝난다는 말에 마음이 조금 흔들렸다. 비용은 대략 보험 적용 범위랑 합쳐서 50만 원에서 100만 원 사이였던 것 같은데, 정확히 기억이 안 나는 건 그만큼 빨리 이 상황을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밖에 없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기다림과 마취의 공포
막상 수술대에 누우니까 덜컥 겁이 났다. 수술이라고 해봤자 국소 마취만 하고 진행하는데, 내 코 안에서 뭐가 지익 지익 타는 소리가 들리고 냄새가 나니까 기분이 참 묘하더라. 통증보다는 그 이상한 느낌이 더 견디기 힘들었다. 간호사님이 옆에서 계속 괜찮다고 말해주시는데, 사실 괜찮지 않았다. 코 안에 솜을 가득 채워 넣고 나오는데, 숨을 아예 쉴 수 없는 그 상태가 제일 고역이었다. 한 3일 정도는 솜을 빼지 말라고 해서 입으로만 숨을 쉬면서 버텼는데, 정말 이러다 질식하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괴로웠다. 입안은 바짝 마르고, 밥은 무슨 맛인지도 모르겠고, 그냥 빨리 시간이 지나가기만을 빌었다.
기대했던 것과는 조금 다른 현실
솜을 제거하고 나면 세상이 달라질 줄 알았다. 코가 뻥 뚫려서 예전보다 훨씬 잘 숨을 쉴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엄청 했는데, 생각보다 드라마틱한 변화는 없었다. 수술 직후에는 붓기 때문에 오히려 더 답답한 느낌도 있었고, 일주일 정도는 피가 섞인 콧물이 계속 흘러나와서 휴지를 달고 살아야 했다. 의사 선생님은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하는데, 괜히 했나 싶은 생각이 불쑥불쑥 들기도 했다. 물론 한 달쯤 지나니까 전보다는 확실히 코가 뚫려 있는 느낌이 들긴 한다. 밤에 자다가 깨는 횟수는 확실히 줄었다. 그런데 이게 완전히 나았다고 하기엔 여전히 미세하게 코가 불편할 때가 있어서, 만성 비염이라는 게 참 사람 지치게 하는 병이구나 싶다.
이후에 남은 것들
수술하고 나면 관리가 더 중요하다고 하길래 요즘은 생리식염수로 코 세척도 열심히 하려고 노력 중이다. 이게 또 은근히 귀찮은 일이라 매일 하다가 하루 건너뛰게 되고, 그러다 보면 또 코가 조금 답답해지고. 수술이 완벽한 해결책은 아니라는 걸 몸소 체험 중이다. 예전처럼 꽉 막혀서 숨을 못 쉴 정도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100% 개운하게 사는 것도 아니다. 가끔은 축농증인가 싶어서 병원을 다시 가야 하나 고민도 되는데, 또 가면 또 솜 넣어야 할까 봐 망설여진다. 수술 전후를 비교해보면 확실히 삶의 질은 조금 나아졌는데, 이 개운함이 언제까지 갈지, 아니면 다시 예전처럼 돌아가는 건 아닐지 매일 코 상태를 확인하는 게 내 일상이 되어버렸다.

생리식염수 세척 진짜 힘들어요. 꼼꼼히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꾸준함이 더 힘든 것 같아요.
생리식염수 세척하면서 생각해보니, 붓기 빠지는 속도가 사람마다 정말 다르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