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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문역 근처에서 소화제 대신 침을 맞기로 했을 때

동네 한의원을 기웃거리게 된 이유

사실 처음에는 그냥 약국에서 파는 소화제를 사 먹으려고 했다. 맨날 앉아서 일만 하다 보니 소화불량이 고질병이 된 지 오래다. 밥을 먹고 나면 늘 명치가 답답하고, 가끔은 숨이 잘 안 쉬어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들 때가 있다. 이게 단순히 체한 건지 아니면 어디 다른 데가 잘못된 건지 긴가민가할 때가 많은데, 매번 내과에 가서 내시경을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동네 어르신들은 이럴 때 한의원에 가보라고들 하신다. 한방내과가 이런 쪽으로 은근히 도움이 된다는 말을 어디서 주워들은 기억이 나서, 집 근처 방학동이랑 쌍문동 일대를 검색해보기 시작했다.

인터넷 후기를 믿어야 할지 고민했던 순간

검색창에 ‘소화불량 한의원’이나 ‘잘하는 곳’이라고 치면 광고성 글이 너무 많이 쏟아져 나온다. 다들 자기가 최고라고 하고, 블로그 후기도 어딘가 모르게 비슷비슷한 말투라 거부감이 들었다. ‘치료 잘하는 곳’이라는 문구만 수십 번 보니까 오히려 신뢰가 떨어지는 기분이었다. 그러다 우연히 도봉예감한의원이라는 곳이 추나치료로 알려져 있다는 글을 봤다. 추나가 뼈 맞추는 것 아닌가 싶었는데, 소화기 문제도 척추나 근육이랑 연결되어 있다는 말이 묘하게 설득력이 있었다. 사실 주차 편하다는 말이 제일 끌렸다. 쌍문동 쪽 골목은 워낙 좁아서 차 가지고 나가기가 정말 겁나는데, 그런 사소한 정보가 오히려 결정에 더 큰 영향을 미쳤다.

처음 방문했을 때의 약간의 당혹감

막상 도착하니 평일 낮 시간임에도 대기하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 접수처 간호사님은 아주 친절했지만, 내가 내민 보험증을 보고는 조금 복잡한 서류 절차를 설명해주셨다. 사실 정확히 기억도 안 난다. 그저 빨리 들어가서 침이라도 맞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한방병원은 보통 1회 치료에 3만 원에서 5만 원 정도 생각하고 갔는데, 추나를 포함하느냐 아니냐에 따라 가격이 훅 달라지더라.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비용이 조금 더 나와서 결제할 때 살짝 멈칫했다. 물론 내 몸이 좋아진다면 그게 대수냐 싶으면서도, 지갑 얇아지는 건 또 다른 문제니까.

추나치료가 생각보다 거칠게 느껴질 때

원장님이 척추를 따라 꾹꾹 눌러주는데, 시원하기보다는 ‘윽’ 소리가 절로 나는 곳들이 있었다. 나는 그냥 소화가 안 돼서 왔는데, 몸이 굳어있다는 소리를 들으니 뭔가 억울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납득이 가기도 했다. 뚜둑 소리가 나면서 뼈가 맞춰지는 기분은 처음이라 꽤 긴장했다. 침을 맞고 적외선 치료기 앞에 누워 있으니 그제야 좀 긴장이 풀리더라. 사실 침을 맞고 나서 바로 소화가 잘 되는 건 아니었다. 그날 저녁은 평소보다 조금 덜 답답한 느낌이었는데, 이게 침 효과인지 아니면 마음이 편해져서 그런 건지 지금도 잘 모르겠다.

며칠 지나고 느낀 애매한 기분

치료를 받고 나면 바로 싹 낫겠지 하는 기대감이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더라. 며칠은 괜찮다가도 스트레스받는 일이 생기면 다시 명치가 답답해진다. 이게 정말 치료가 되고 있는 건지, 아니면 그냥 일시적으로 근육을 풀어준 것뿐인지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 한방치료가 드라마틱한 효과보다는 은근하게 몸을 다스리는 거라고들 하지만, 성격 급한 나로서는 매번 한의원까지 차를 끌고 가는 게 맞나 싶은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그렇다고 딱히 다른 방법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말이다. 다음에 갈 때는 조금 더 꾸준히 받아봐야겠다고 생각하면서도, 또 예약 날짜가 다가오면 ‘귀찮은데 그냥 참을까’ 하는 마음이 불쑥 튀어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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