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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기 데리고 한의원 가는 게 이렇게까지 힘들 줄이야

솔직히 임신 전에는 내가 한의원을 이렇게 자주 찾게 될 줄은 몰랐다. 그냥 몸 좀 찌뿌둥하면 가끔 마사지 받으러 다니던 그런 곳이었는데, 지금은 완전히 다른 의미로 한의원을 전전하고 있다. 특히 요즘은 아기가 밤마다 잠을 설치고 칭얼거려서 나까지 덩달아 잠을 못 자니, 몸이 남아나질 않는다. 조리원 동기 언니들이 다들 ‘환도 서는 것’ 때문에 한의원 가서 침 맞고 골반 교정 받아야 한다고 난리길래, 나도 몇 군데 찾아봤다. 집 근처 당산역 쪽에도 꽤 유명한 한의원들이 있길래 예약을 하려는데, 이게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예약 전쟁과 현실적인 거리감

일단 야간 진료를 하는 곳을 찾기가 참 어렵다. 남편이 퇴근하고 돌아오면 7시가 훌쩍 넘는데, 아이를 맡기고 나갈 수 있는 시간이 딱 그때뿐이라 선택지가 좁아진다. 평점 좋고 침 잘 놓는다는 유명한 한의원은 이미 예약이 꽉 차서 2주 뒤에나 가능하단다. 결국 동네에서 가장 가까운, 그냥 평범해 보이는 한의원에 겨우 연락을 넣었다. 1회 방문 비용이 대략 4~6만 원 정도인데, 꾸준히 다니려면 이것도 적은 돈은 아니다. 막상 가려고 하면 애기가 갑자기 울거나 낮잠 시간이 꼬여버려서 예약 취소하는 날이 더 많아졌다. 이럴 때마다 내가 도대체 뭘 위해 이렇게 고생하나 싶기도 하고, 그냥 침 맞으러 가는 것 자체가 거대한 프로젝트처럼 느껴진다.

어린이 한의원에 대한 묘한 심리

아기가 조금 더 크면 소아 한의원을 제대로 찾아가 보려고 정보도 좀 모아봤다. 요즘은 경옥고 같은 것도 어린이용으로 잘 나온다던데, 주변 엄마들은 함소아 같은 큰 곳을 선호하더라. 한의원에서 아기들 키 성장이나 면역력 관리까지 해준다니 신기하기도 하다. 하지만 사실 아직은 아기한테 침을 맞히거나 한약을 먹이는 게 조금 조심스럽다. 주변에선 다들 ‘유명한 한의원’ 가서 보약이라도 한 번 지어 먹이면 애가 밥을 잘 먹는다는데, 나는 아직 그 ‘유명한 곳’이라는 타이틀을 백 프로 신뢰하기가 어렵다. 한 번은 우리 동네 작은 한의원에 애기를 데리고 갔더니, 원장님이 너무 친절하셔서 오히려 부담스러웠던 기억이 있다. 애기 울음소리 때문에 진료에 집중도 안 되고, 나도 진땀 빼느라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귀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해결되지 않는 피로감과 불확실성

산후 골반 교정이나 환도 서는 통증 때문에 침을 맞고 오면 잠시는 좀 나아지는 것 같다. 그런데 집에 돌아와서 다시 육아를 시작하면 말짱 도루묵이다. 결국 근본적인 피로의 원인은 ‘육아’ 그 자체인데, 한의원에서 해주는 치료는 일시적인 증상 완화일 뿐이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가끔은 ‘그냥 시간이 지나면 다 해결되는 거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어서 한의원 가는 것을 멈춰보기도 했다. 그렇다고 딱히 더 좋아지는 것도 아니니 참 애매하다. 최근에는 지인이 ‘아기 운’ 같은 이야기를 하며 한의원 명함 이야기를 하길래 픽 웃었다. 다들 그렇게 아이 건강 걱정하고, 자기 몸 챙기느라 명함 한 장이라도 더 쥐고 싶어 하는 거겠지.

계속되는 고민의 시간

솔직히 지금 다니는 한의원이 최고의 선택인지는 잘 모르겠다. 더 잘하는 곳을 찾아가야 하나 싶다가도, 아기 데리고 멀리까지 나가는 게 더 스트레스일 것 같아서 그냥 꾹 참는다. 어제도 야간 진료 예약해두고 출발 직전에 애기가 토하는 바람에 다 취소하고 말았다. 당분간은 그냥 집에서 스트레칭이나 하면서 버텨봐야 할 것 같다. 한방병원이든 일반 의원이든, 아기 키우면서 내 몸 관리하는 게 이렇게까지 복잡하고 어려운 일인지 예전엔 정말 몰랐다. 그냥 좀 푹 잘 수만 있다면 어디라도 가고 싶은 심정이다. 다음 주에는 제발 무사히 진료를 받을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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