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부터 거울을 볼 때마다 코 중간이 툭 튀어나온 게 영 마음에 안 들었다. 남들은 그냥 옆모습 보면 티 안 난다고 하는데, 내 눈에는 그 울퉁불퉁한 라인이 얼마나 거슬리던지. 결국 20대 후반이 되어서야 강남역 근처에 있는 성형외과 몇 곳을 추려서 상담을 다니기 시작했다. 처음엔 그냥 매부리만 살짝 깎으면 되는 줄 알았다. 간단한 수술이라고 생각했던 내 예상이 얼마나 안일했는지, 첫 상담부터 바로 체감하게 됐다.
뼈를 건드리는 일이라 생각보다 복잡했다
상담 실장님과 대화하다가 원장님을 만났는데, 내 코를 보시더니 무턱대고 깎는 게 문제가 아니라고 하셨다. 매부리를 과하게 절제하면 정면에서 봤을 때 콧대가 너무 넓어 보여서 뭉툭해질 수 있다는 거다. 그래서 코 절골술이 같이 들어가야 한다는데, 사실 ‘절골’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겁이 덜컥 났다. 뼈를 망치로 치는 건지 뭔지, 인터넷에서 찾아본 후기들은 하나같이 붓기 때문에 고생했다는 이야기뿐이라 마음이 계속 복잡했다. 수술 비용도 내가 생각했던 예산인 300~400만 원 선을 훌쩍 넘기는 경우가 많아서 일단 집에 돌아와 며칠을 더 고민했다.
무보형물로 할지 말지에 대한 끝없는 고민
병원마다 의견이 갈리는 지점이 바로 보형물이었다. 누구는 실리콘을 넣어야 라인이 예쁘게 나온다고 하고, 누구는 자가연골만 쓰는 무보형물 코성형을 권했다. 사실 보형물 부작용에 대한 공포심이 커서 무보형물 쪽으로 마음이 기울긴 했다. 그런데 또 막상 수술받은 사람들의 전후 사진을 보면 보형물을 넣은 게 훨씬 오뚝하고 화려해 보이기도 해서 갈팡질팡했다. 상담 시간만 벌써 세 군데 돌면서 3시간이 훌쩍 지났는데, 정작 내가 뭘 원하는지, 내 코 상태가 정확히 어떤지조차 명확히 정리되지 않은 채 시간만 흐르는 기분이었다.
콧구멍 비대칭까지 고민이 늘어난 시간
매부리 때문에 시작한 상담이었는데, 의사 선생님들이 하나같이 내 비공 내리기 상태를 지적했다. 콧날개 연골이 어쩌고 하면서 설명하는데, 사실 의학적인 용어는 잘 안 들어왔다. 다만 내 코가 들창코 기질이 있어서 비공이 좀 많이 보인다는 말에 괜히 거울을 더 자주 보게 됐다. 원래는 그냥 옆라인만 다듬고 싶었던 건데, 하다 보니 코끝성형에 휜 코 교정까지 세트로 묶이는 분위기였다. 규모가 좀 있는 병원들은 거의 공장식으로 상담을 진행하는 느낌을 받아서 더 피로했던 것 같다.
아직도 수술대 위에 눕는 건 자신이 없다
벌써 상담을 다닌 지 한 달이 다 되어간다. 예산은 대략 500만 원 정도를 생각해야 안전할 것 같은데, 이 돈을 들여서 굳이 내 멀쩡한 뼈를 깎고 연골을 건드려야 하나 싶은 생각이 매일 밤마다 든다. 어제는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매부리코 수술하고 나서 오히려 인상이 변해서 후회한다는 글을 읽고 밤잠을 설쳤다. 그렇다고 그냥 두자니 평생 거울 보며 스트레스받을 것 같고. 필러로 채워볼까 싶다가도 그건 결국 일시적이라 결국 언젠가는 수술을 하게 된다는 말에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 수술 날짜를 잡으려고 연락처까지 받아왔지만, 여전히 예약금을 입금할 용기는 나지 않는다. 아마 이번 달도 고민만 하다가 그냥 지나갈 것 같다.

보형물 때문에 정말 고민이 많네요.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어서 그 심정을 잘 알 것 같아요.
보형물 때문에 고민이 많았네요. 저도 콧대 때문에 여러 번 생각했는데, 결정이 쉽지 않더라고요.
코 모양 때문에 고민이 많으셨네요. 뼈를 깎는다는 느낌이 드셨다니, 본인에게 맞는 선택을 하시는 게 중요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