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시작된 어깨와 목의 뻐근함
며칠 전부터인가,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게 고역이 되기 시작했다. 처음엔 그냥 잠을 잘못 잤겠거니 싶어서 파스 하나 붙이고 버텼는데, 이게 며칠이 지나도 도통 나아질 기미가 없었다. 거울을 보니 어깨가 잔뜩 웅크려져 있는 게 스스로도 느껴질 정도였다. 누가 봐도 영락없는 거북목 자세였다. 사무실 근처에 병원을 갈까 하다가, 예전에 망포동 쪽에 추나요법을 잘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게 갑자기 생각났다. 사실 물리치료만 받고 오려고 했던 건데, 막상 한의원 문을 열고 들어가니 생각보다 대기하는 사람이 많아서 조금 당황했다.
예약 없이 무작정 찾아간 한의원 대기 시간
오후 3시쯤이었나, 평일 낮이라 한산할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접수처에 계신 분이 대기가 1시간 정도 걸린다고 했다. 근처 카페에 가서 기다릴까 고민하다가 그냥 대기실 의자에 앉아 핸드폰을 봤다. 병원 대기실 특유의 그 냄새, 그러니까 약재 냄새랑 소독약 섞인 냄새가 묘하게 사람을 더 피곤하게 만든다. 기다리면서 허리통증병원이나 교통사고 이후 입원하는 곳들을 검색해봤는데, 다들 비슷비슷한 고민을 하며 사는구나 싶었다. 한의원 침 치료랑 물리치료는 가격이 대략 1~2만 원 내외였는데, 추나요법은 한 번 받을 때마다 비용이 좀 더 추가되는 모양이었다.
뼈에서 나는 소리와 어색한 첫 교정
내 차례가 되어 진료실에 들어갔다. 원장님은 내 어깨랑 목을 쓱 만져보더니 대뜸 척추가 많이 틀어졌다고 했다. 사실 나는 그냥 근육이 뭉친 줄 알았는데,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니 조금 겁이 덜컥 났다. 바로 추나요법을 받아보자고 하셔서 침대에 누웠다. 한의사가 직접 손으로 밀고 당기는 방식인데, 솔직히 말하면 좀 무서웠다. 뚜둑 소리가 날 때마다 내 몸이 부서지는 건 아닐까 걱정했는데, 막상 받고 나니 몸이 조금 가벼워진 것도 같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애매했다.
물리치료가 왜 더 시원하게 느껴질까
추나요법이 끝나고 나서 물리치료실로 옮겨졌다. 따뜻한 팩을 올리고 전기를 흐르게 하는 물리치료 기계들이 주르륵 놓여 있었다. 사실 추나요법은 좀 긴장되는 치료라면, 물리치료는 그저 가만히 누워 있으면 되는 거라 마음이 편했다. 어깨가 아파서 왔는데 다리까지 쫙 펴고 누워있으니 나른해졌다. 어쩌면 추나보다는 이 물리치료 시간이 더 좋았던 걸지도 모르겠다. 집에서 온찜질을 매일 하라는 말을 들었는데, 사실 집에 가서 실천을 할지는 잘 모르겠다.
치료가 끝난 뒤에도 남는 묘한 찝찝함
치료를 마치고 계산을 하고 나왔다. 총비용은 약 5만 원 정도 나왔던 것 같다. 한 번으로 다 나을 거라는 기대는 안 했지만, 그렇다고 막 엄청 드라마틱하게 몸이 펴진 느낌도 아니었다. 일주일 뒤에 다시 오라고 하던데, 과연 내가 시간을 내서 또 망포동까지 올 수 있을지 의문이다. 돌아오는 길에 지하철을 탔는데, 사람들이 전부 다 나처럼 고개를 푹 숙이고 스마트폰을 보고 있었다. 치료를 받고 왔는데도 다시 지하철에서 그 자세를 취하고 있는 내 모습을 보면서, 이게 과연 근본적인 해결이 되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여전히 풀리지 않는 통증의 숙제
집에 와서 거울을 다시 봤다. 어깨는 여전히 조금 굽어 있는 것 같고, 목도 그대로인 것 같다. 오늘 받은 치료가 효과가 있는 건지, 아니면 그냥 내 마음이 위안을 얻고 싶었던 건지 잘 모르겠다. 인터넷에는 무슨 치료가 좋다더라, 어떤 운동이 효과가 있다더라 말이 많지만 막상 나한테 맞는 걸 찾기란 쉽지 않다. 다음 주에 진짜 다시 갈지, 아니면 그냥 집에서 스트레칭이나 좀 더 해볼지, 지금으로서는 아무것도 결정하고 싶지 않다. 일단 오늘은 너무 피곤해서 그냥 일찍 자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