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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쉬는 게 이렇게 힘들 줄 알았으면 그냥 살걸 그랬나

수술대 위에 눕기 직전의 사소한 고민들

거울을 볼 때마다 낮고 뭉툭한 코가 참 보기 싫었다. 그래서 결국 저질렀다. 거창한 미적 기준이 있었던 건 아니고, 그냥 지금보다 조금만 더 또렷해 보였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상담받으러 강남역 근처 대형 병원들을 몇 군데 돌아다녔는데, 상담 실장님들이 하나같이 ‘기능코’ 이야기를 꺼냈다. 나는 그냥 코끝만 좀 높이고 싶었을 뿐인데, 엑스레이를 찍어보니 비중격이 휘어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비염도 좀 있으니 겸사겸사 비중격교정술을 같이 하라는 권유였다. 당시에는 그게 나중에 겪을 고통의 서막인 줄도 모르고, ‘어차피 수술하는 거 한 번에 해결하자’라는 생각으로 덜컥 결제를 했다. 대략적인 비용은 기능코 수술과 미용 목적의 코끝 연골묶기까지 합쳐서 400만 원 중후반대가 나왔던 것 같다. 적지 않은 금액이지만, ‘앞으로 평생 숨 편하게 쉬고 콧대도 생기면 남는 장사지’라고 스스로를 합리화했다.

솜뭉치가 가득 찬 코로 보낸 첫 주

수술 직후의 기억은 사실 거의 없다. 마취에서 깨어났을 때 가장 먼저 느낀 건 ‘답답함’이었다. 코 안에 엄청난 양의 솜이 들어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게 단순히 코를 막고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마치 뇌까지 솜으로 가득 찬 기분이었다. 입으로만 숨을 쉬어야 했는데, 자려고 누우면 목이 바짝바짝 말라버려서 1시간에 한 번씩 물을 마셔야 했다. 코 안에서 피와 콧물이 계속 흘러나와 거즈를 달고 살았는데, 그 꼴이 정말 말이 아니었다. 수술비보다 더 든 건 매일 병원을 오가며 붓기 관리를 받는 비용이랑, 코가 막혀서 잠을 제대로 못 자서 쓴 택시비였다. 집에서 병원까지는 지하철로 30분 거리인데, 컨디션이 너무 안 좋아서 도저히 대중교통을 이용할 엄두가 안 났다.

시간이 지나도 해결되지 않는 묘한 이물감

붓기는 2주 정도 지나니 큰 고비는 넘겼다. 거울을 보면 확실히 예전보다 코끝이 올라가고 콧대가 직선으로 뻗은 게 보이긴 했다. 그런데 문제가 있었다. 코 안이 계속 묵직한 느낌이다. 분명히 비염 수술도 했다는데, 날씨가 조금만 습하거나 추워지면 코가 다시 꽉 막히는 느낌이 든다. 의사 선생님은 수술 범위가 넓어서 조직이 자리 잡는 데 시간이 걸린다고 하는데, 벌써 3개월이 다 되어가는데도 예전처럼 시원하게 들이마셔지는 기분이 안 든다. 이게 수술 후유증인지 아니면 내 비염이 원래 이렇게 심각했던 건지 도무지 모르겠다. 차라리 수술 전에는 ‘그냥 코가 막히나 보다’ 했는데, 지금은 ‘돈을 이만큼 썼는데 왜 여전히 불편하지?’라는 억울함이 계속 든다.

남자 코성형, 과연 만족스러울까

주변 친구들은 확실히 인상이 깔끔해졌다고는 한다. 나 스스로도 셀카를 찍을 때 각도를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점은 마음에 든다. 예전에는 코끝을 어떻게든 보정 앱으로 높여보려고 낑낑거렸는데,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으니까. 하지만 가끔 세수를 하거나 코를 가볍게 만질 때, 예전 같은 자연스러움이 사라진 것 같아 움찔거린다. 딱딱하게 자리 잡은 연골이 내 것이 아닌 것 같은 기분이 들 때가 있다. 20대 후반, 한창 외모에 관심 많을 시기니까 하는 건 이해하지만, 만약 다시 돌아간다면 과연 똑같은 선택을 할지는 모르겠다.

결론 없는 지금의 상태

지금도 코 안쪽은 가끔 욱신거리고, 환절기에는 습관적으로 코세정기를 찾는다. 비염이 완치될 거라는 기대는 진작에 접었다. 그저 코가 막히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수술 전후로 쏟아부은 시간과 돈, 그리고 정신적인 피로도를 생각하면 마냥 ‘성공적인 변신’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그래도 며칠 전에 찍은 사진 속 내 얼굴은 예전보다 확실히 나아 보이긴 하더라. 그래서 나는 오늘도 코를 조심스럽게 만지며 옅은 숨을 들이마신다. 이것이 비싼 값을 치르고 얻은 나의 새로운 일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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