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보니 매년 여름마다 반복되는 보톡스 고민
벌써 6월 중순이 넘어가니까 날씨가 후끈해지기 시작한다. 사실 나는 여름을 정말 좋아하지 않는다. 단순히 더워서가 아니라, 예전부터 땀 때문에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아서다. 특히 겨드랑이 땀은 정말 곤혹스럽다. 옷을 고를 때도 항상 검은색이나 패턴이 있는 것만 골라야 하고, 밝은 색 티셔츠는 꿈도 못 꾼다. 그래서 몇 년 전부터 여름이 오기 전인 5월 말이나 6월 초쯤 되면 습관처럼 대구 성형외과를 찾는다. 작년에도 그랬고, 제작년에도 그랬다. 보톡스를 맞으면 확실히 땀이 줄어들긴 하니까. 처음에는 경주 피부과 쪽도 알아봤는데, 아무래도 익숙한 곳이 편해서 그냥 대구 쪽에서 해결하게 됐다. 가격은 대략 10만 원대 초반에서 20만 원 언저리였던 것 같다. 병원마다 가격 차이가 좀 있어서 검색 좀 해보고 가야지 마음먹지만, 결국 늘 가던 곳으로 가게 되는 건 왜일까. 예약하고 대기실에 앉아 있으면 주변 사람들도 다 비슷해 보인다. 제모랑 같이 하러 온 사람들도 많고, 여름 대비해서 다이어트 상담받는 사람들도 북적인다.
땀보톡스를 맞고 나서 드는 미묘한 생각들
주사를 맞고 나면 당장은 쾌적하다. 한 2~3일 지나면 서서히 효과가 나타나는데, 확실히 땀이 덜 나는 게 느껴진다. 그런데 참 이상한 게, 한 부위를 막아버리면 꼭 다른 곳에서 땀이 더 나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이른바 보상성 다한증이라고 하던가. 병원 원장님은 아니라고 하지만, 내 몸은 정직하게 반응하는 것 같다. 겨드랑이는 뽀송한데, 이상하게 등이나 손바닥에 땀이 더 맺히는 느낌이다. 그리고 보톡스 효과가 영원하지 않다는 게 가장 짜증 나는 부분이다. 한 3~4개월 지나면 귀신같이 땀이 다시 차오르기 시작한다. 그럼 또 ‘아, 이제 슬슬 맞을 때가 됐구나’ 싶어서 예약을 잡는다. 이 굴레에서 언제쯤 벗어날 수 있을지 가끔 회의감이 든다. 한방 쪽에서는 자율신경계 이야기를 하던데, 노원인애한의원 같은 곳에서 체질 개선을 해보는 게 근본적인 해결책일까 싶다가도, 당장 땀이 안 나는 게 급해서 결국 보톡스를 선택하게 된다.
바르는 치료제의 유혹과 현실적인 불편함
주사를 맞는 게 무서운 사람들은 노스엣 같은 바르는 치료제를 많이 쓰나 보다. 약국 가면 쉽게 구할 수 있어서 예전에 나도 사서 써본 적이 있다. 가격도 보톡스에 비하면 훨씬 저렴하니까. 근데 이게 쓰기가 생각보다 번거롭다. 자기 전에 꼼꼼히 바르고 아침에 씻어내야 하는데, 깜빡하고 그냥 자거나 씻는 걸 잊으면 피부가 엄청 따갑다. 한 번은 제대로 안 말리고 옷을 입었더니 옷감이 다 상해서 속상했던 기억이 난다. 편의성만 보면 바르는 게 나은데, 내 피부랑은 잘 안 맞는지 바를 때마다 가렵고 따끔거려서 결국 중단했다. 땀 억제하려고 샀는데 오히려 피부병만 얻을까 봐 무서워서 못 쓰겠다. 요즘은 ‘뽀송시트’ 같은 것도 나와서 급할 때는 쓰기 편하다는데,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닌 것 같아서 손이 잘 안 간다.
수술이라는 거창한 선택지에 대하여
인터넷 보면 아예 교감신경 절제술 같은 걸 고민하는 사람들도 있다. 솔직히 나도 한때는 진지하게 고민했다. 한 번 수술해서 평생 안 나면 얼마나 좋을까 싶어서. 근데 주변에 수술한 사람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다들 하나같이 보상성 다한증 이야기를 한다. 겨드랑이는 정말 안 나는데, 머리가 어지럽거나 손발에서 땀이 비 오듯 쏟아진다는 말을 들으면 무서워서 못 하겠다. 내 몸에 칼을 대는 건 정말 신중해야 하는 일이니까. 결국은 지금처럼 보톡스라는 타협안을 선택하고 매년 주사 바늘을 견디는 게 차라리 마음 편한 걸지도 모르겠다. 어차피 100% 만족하는 치료법은 없는 것 같다.
결국 다시 대기실에 앉아있다
어제 병원에 전화를 했다. 역시나 이번에도 보톡스 맞으러 가야 한다. 1시간 정도 기다려야 한다는데, 시간 내기가 참 애매하다. 요즘은 다들 여름 휴가 대비하느라 성형외과며 피부과며 다 바쁜가 보다. 가서 상담받고 주사 맞고 집에 오면 오후가 다 지나갈 텐데, 벌써부터 귀찮다. 그래도 다음 주에 친구들이랑 놀러 가기로 해서 어쩔 수 없다. 옷 속에 땀 자국 남기는 것보다야 병원에서 1시간 기다리는 게 낫겠지. 내년에는 정말 근본적인 치료를 찾아봐야겠다고 다짐하면서도, 아마 내년 이맘때쯤에도 똑같이 보톡스 예약 전화를 걸고 있을 것 같다. 사람이 참 간사해서, 당장 편해지는 것에만 급급하게 되는 것 같다. 그래도 당장 내일은 뽀송하게 다닐 수 있겠지라는 위안을 삼는다.

겨드랑이 땀 때문에 주사 맞는 게 꽤 익숙해지긴 하네요.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어서 공감됩니다.
보톡스 때문에 매년 이런 고민을 하는 게, 시간 관리 자체에 대한 본질적인 어려움을 나타내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