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쉬는 게 이렇게까지 번거로운 일이었나
사실 처음부터 미용에 관심이 있었던 건 아니다. 그냥 환절기만 되면 코가 꽉 막혀서 밤마다 잠을 설치는 게 너무 괴로웠을 뿐이다. 대구 시내에 있는 이비인후과를 몇 군데 돌아다녔는데, 하나같이 비중격만곡증이 좀 심하다고 했다. 코 안의 칸막이 뼈가 한쪽으로 휘어있으니 아무리 약을 먹고 스프레이를 뿌려봐도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거다. 그때는 그냥 숨만 잘 쉬게 해준다면 뭐든 하겠다는 심정이었다. 그런데 상담을 받으러 다니면서 자꾸 ‘기능코성형’이라는 단어가 들려왔다. 단순하게 코 뼈를 깎는 게 아니라, 휘어있는 비중격을 바로잡으면서 그 연골을 활용해 모양까지 다듬는다는 설명이 따라붙었다. 이왕 하는 거, 맨날 매부리처럼 튀어나와서 신경 쓰였던 콧대도 같이 해결하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슬금슬금 들기 시작했다.
대구에서 발품 팔며 느낀 혼란
대구 반월당 근처랑 동성로 쪽 성형외과를 서너 군데 다녔다. 가격 차이가 꽤 컸다. 비염 수술은 실비 보험 처리가 된다고 하는데, 코 성형은 미용이라 따로 돈을 내야 한다고 했다. 보통 전체적인 비용을 다 합치면 400만 원에서 600만 원 사이를 부르는 곳이 많았다. 어떤 곳은 기능적인 측면을 엄청 강조하면서 ‘호흡’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고 했고, 어떤 곳은 얼굴 전체적인 조화를 보면서 콧대 높이를 제안했다. 나는 사실 코가 아주 낮거나 못생긴 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의사 선생님들이 거울을 보며 여기를 깎아야 하고 저기를 올려야 한다는 식의 분석을 듣고 있으니 어느새 내가 정말 이상한 코를 가지고 있었던 것 같은 착각에 빠졌다. 상담실장님이 제시하는 견적을 볼 때마다 머릿속으로 통장 잔고를 계산하느라 식은땀이 났다.
비개방과 개방 사이의 고민
가장 망설여졌던 건 수술 방식이었다. 흉터가 남지 않는다는 비개방 방식이 귀가 솔깃했는데, 내 경우에는 휜 정도가 심해서 시야 확보가 어렵다고 개방을 권하는 곳이 많았다. 개방을 하면 흉터가 남는 게 걱정되고, 비개방으로 하자니 혹시나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아서 재수술을 해야 하는 상황이 오면 어떡하나 싶었다. 주변에 이미 재수술을 고민하는 친구를 봐서 그런지 더 겁이 났다. 대구까지 와서 몇 번이고 상담을 받았는데, 결국 결정을 못 내리고 병원을 나서는 날이 많았다. 확실히 코는 얼굴 중심이라 그런지 눈이나 다른 곳보다 결정하기가 훨씬 예민한 것 같다.
수술 후 관리라는 또 다른 숙제
아직 결정을 확실히 내린 건 아니다. 사실 수술을 한다고 해서 예전처럼 숨을 완벽하게 쉴 수 있을지, 아니면 오히려 코가 더 예민해지지는 않을지 불안한 마음이 크다. 수술하고 나면 한동안 솜을 꽉 채워놔야 한다는데, 상상만 해도 답답해서 숨이 막히는 기분이다. 친구 말로는 수술 직후에는 붓기 때문에 며칠 동안은 입으로만 숨을 쉬어야 해서 입안이 다 마르고 고생이라던데, 내가 과연 그 과정을 잘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 2~3시간이면 끝나는 수술이라지만, 그 뒤에 따라오는 회복 기간이 생각보다 길고 번거로워 보여서 자꾸 뒤로 미루게 된다.
일단 한 번 더 참아보자 싶다가도
날씨가 맑으면 괜찮은데 비가 오거나 공기가 좀 안 좋은 날이면 어김없이 코가 꽉 막힌다. 그럴 때마다 ‘그냥 빚을 내서라도 할까’ 싶다가도, 부작용 이야기를 찾아보면 덜컥 겁이 나서 관두고 싶어진다. 코라는 게 한 번 손대면 돌이킬 수 없다는 말을 너무 많이 들어서인지 더 신중해지는 것 같다. 어쩌면 나는 단순히 수술 방법을 고민하는 게 아니라, 완벽하게 숨을 쉬던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아니면 정말로 수술을 통해 더 나은 일상을 가질 수 있을지에 대한 확신을 찾지 못한 것 같다. 오늘도 코 막힘 때문에 스프레이를 챙겨 가방에 넣으면서, 언젠가는 이 고민도 다 끝날 날이 오긴 하려나 싶은 막연한 마음뿐이다.

비중격만곡증 때문에 고민하시는 분들이 많으신 것 같아요. 저도 처음에 숨 쉬는 문제 때문에 상담받다가 코 모양까지 신경 쓰게 되더라구요.
비슷한 감정 때문에 계속 고민되네요. 재수술 생각도 많이 드는 것 같아요.